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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미/책읽어볼까?

#9. 아이 캔 주짓수 by 강선주

22년도에 나에게 새로운 만남은 주짓수인 거 같다.
막연히 무예가 배우고 싶었고, 복싱과 주짓수 중 고민하다가 주짓수를
선택하게 되었다. 복싱은 뭔가 줄넘기나 기초 체력 훈련이 많을 거 같다고 생각했다.
흥미가 빨리 떨어질 거 같았다. 주짓수는 파트너랑 하는 훈련 같았고, 공격보다는 자기 호신이 될 거 같았다고 생각했다. (실제로 자기 방어가 되는 거 같다.)
그리고 무엇보다 정찬성 선수의 UFC 경기를 보면서 더 배우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게 무턱대고 들어간 도장
생각보다 너무 재미있었고, 정신적으로나 신체적으로 성장하는 느낌이 너무 좋았다.
그래서 요즘 일 집 주짓수 일 정도로 미쳤다.
2시간 연속으로 드릴 연습, 스파링을 하고 체육관을 나올 때 웃으면서 집 가는 내 모습을 보며 진작에 할걸 이라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아드레날린 뿜 뿜)

그러다가 밀리의 서재에서 주짓수 관련 책이 있나 검색했는데 우연히 관련 에세이가 있어서 읽게 되었다. 페이지가 적어서 가볍게 한 권 뚝딱 할 수 있었다.

이거는 강선주 작가님이 주짓수를 하면서 느낀 생각을 주짓수와 연결하면서 에피소드처럼 적은 에세이다. 공감되는 부분이 많아서 엄청 즐겁게 읽었다.

몇 가지 공감되는 문장을 적다 보면
‘ 휴대폰 발레를 하면 자세가 좋아지지만 발가락은 못 생겨진다. 연애는 감정적인 풍요로움을 주지만 가끔은 그로 인한 엄청난 감정 소모를 불러일으킨다.
무언가를 얻기 위해서는 희생도 필요하다는 말이다.’


뭐든 잘하려면 노력하는 시간도 필요하지만 육체적인 희생도 필요하다.
다 그런 거 같다. 유튜브를 보다가 비슷한 내용이 있었는데 누가 인 플로 언서에게 복근은 어떻게 쉽고 빠르게 얻을 수 있냐 물어봤는데 그 사람 말이 왜 쉽고 빠르게 얻을 수 있길 바라냐고 물어볼 시간에 당장 체육관 가서 운동하라고 뛰라고 정색하면서 말하는 영상이 생각났다. ㅋㅋ

‘거리를 선점하면 자신이 설정한 일정 거리 속에서 주관대로 행동할 수 있다. 상황을 두고 물러서야 하는지, 다가가야 하는지 판단할 수 있다. 내가 먼저 생각하지 않으면 주도권을 상대에게 빼앗기고 만다. ‘생각하는 대로 살지 않으면 사는 대로 생각하게 된다.’는 폴 발레리의 말처럼 생각의 주도권을 빼앗긴 삶은 그저 흘러갈 뿐이다.’

‘ 나는 늘 문제가 생기면 나의 거리에 두고 나의 공간에서, 내 시야 안에서 해결하고 싶어 한다. 그것이 실패냐 안 좋은 결과로 이어질 수 있지만 그 경험이 나중에는 도움이 될 것이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잘못된 판단으로 인해 일은 잘못되더라도 최소한 후회는 남지 않을 테니..’

거리. 공간. 시야. 중요한 요소인 거 같다. 주짓수를 하면서 정말 기술뿐 아니라 많은 것들을 배우고 있다. 특히 힘을 빼는 느낌을 알게 되면서 일상생활 더 나아가 나를 싫어하는 몇몇 사람들에게 적용하고 있다. 과한 힘을 주면 할 말, 생각이 안 난다 말 그대로 머리가 백지가 되면서 급발진 밖에 할 게 없지만 힘을 빼고 대한다면 하고 싶은 말 생각을 할 수 있게 된다. 심지어 뒤로 물러설 수도 있다. 전에는 이런 행동을 참 못했던 거 같다. 그것 말고도 겸손 과 여유까지 느끼고 있다. 기술 연습에 인성까지 배우고 있다니 너무 감사한 운동이다.

‘시간이 갈수록 점점 혼자가 편해졌다. 애써 나를 이해해 달라 말한 필요도 없으니 혼자서 하는 일이 적성에도 잘 맞아 나름 즐기게 되었다. 외로움은 불쑥불쑥 튀어나왔지만 누군가와 함께할 때는 혼자이고 싶고, 막상 혼자가 되면 함께하고 싶은 인간의 이중적인 마음’

주짓수라는 게 사람과의 연습을 통해 수련하는 느낌이다 보니 같은 사람과 여러 번 하다 보면 인사하게 되는 사이가 되고, 안부까지 묻게 된다. 더 깊은 관계도 좋지만 지금 선이 더 좋은 거 같다. 크게 의식하지 않는 관계 끝나고 고생하셨습니다. 하는 알지만 심플한 사이가 좋아지는 거 같다.

‘늘 상대를 보내고 싶은 방향을 먼저 쳐다보라 스파링 중 시선을 먼저 보내고 움직임을 시작하면 상대도 이내 내가 원하는 방향으로 움직이고, 나의 무게 중심도 자연히 이동하게 된다. 눈빛에 어떠한 힘이 있는 것도 아닌데.’


패스하기 위해 영차영차



이거는 읽으면서 공감을 많이 했는데 바라보지 않으면 어디로도 향할 수 없기에 늘 무언가를 바라보며 그것이 보이는 것이든 보이지 않는 것이든 대상을 정해 두고 그곳으로 나아간다.

‘혼자 여행을 많이 하고, 책을 많이 읽고, 사람을 많이 만나면 시야가 넓어진다고 한다. 보는 것이 달라지면 생각도 달라지고, 그 생각이 행동에 영향을 미쳐 궁극적으로는 삶이 달라져 그런 말이 나온 듯하다.’

난 이걸 방향성이라고 한다. 과정이 돌아가든 바로 가든 간에 방향성은 항상 유지해야 한다 생각한다. 수영을 할 때 눈감고 잠깐 걷다 보면 눈을 뜨면 내가 방향에 맞게 간다 생각한 걸음이 다른 방향으로 가는 걸 알 수 있는데 이런 느낌이라 생각한다.
체육관에서 사진을 많이 찍는데 기술 사진을 보면 난 항상 기술 생각한다고 눈감고 하는 경우가 많은데 요즘 고치고 있다. 눈을 뜨고 내가 맞게 기술을 세팅한 건지 알 수 있는데 눈을 감으면 제대로 하는지 아닌지 알 수가 없다.. ㅠ

‘우리는 나이가 들면서 변하는 것이 아니라 보다 자기다워지는 것이다.’라는 말이 있다. 모든 지식과 정보 감정을 스펀지처럼 흡수하던 어린 시절을 지나 이제 그것들이 자기 위치를 찾아 나로 발현되는 것이다. 정신 의학적인 관점에서 보면 우리가 하는 말이나 행동에 있어 실수는 없다고 한다. 실수조차 무의식 중에 가지고 있는 진심인 것이다.’

이것도 많은 생각을 하게 된다. 여러 경험 감정을 느끼고 경험하면서 점점 내 공식화하는 거 같다.

‘공격은 천천히 그리고 정확히 해야 한다.’
‘거북이가 오래 사는 이유는 느리기 때문이라는 말을 들은 적이 있는데’
‘기술이든 일이든 어떤 일을 시도할 때는 서두르지 않아야 정확하게 할 수 있다. 나아가야 하는 순간을 정확히 포착해 타이밍에 맞춰 박차를 가해야 결정적 한 방을 얻어 낼 수 있다. 조급한 마음을 버리고 매트 위에 오른다면 못 이길 싸움이 없다. 우리의 인생도 마찬가지고.’


‘오래 걸린다고 해서 실력이 없는 것이 아니듯, 빨리 오른다고 그 자리를 오래 지킬 수 있는 것도 아니니까. 중요한 것은 내가 그 자리에 오를 만큼 실력을 갖추었는지 스스로 인정하는 데 있다. 아직 그럴 깜냥이 되지 못하는데 갑자기 높이 올라가 전전긍긍하며 불안에 떨고 있다면 꼭 그 자리를 지키지 않아도 되지 않을까.’


패스패스




당직이 끝난 오늘도 주짓수를 가려고 열심히 포스팅을 적고 있다. 나에게 너무 감사하고 고마운 운동이다. 정신적 육체적으로 건강해지고 있고,
블루벨트 진급하기, 대회 참여하기 , 해외여행 중 유명한 도장 방문하기까지 여러 꿈이 생겼다.
오늘도 2타임을 뛸 거기 때문에 집으로 갈 때 난 땀으로 샤워를 할 거지만 무척 행복할 거 같다. 만약 무언가를 해보고 싶다면 주짓수는 어떨까?